Weekly Gallery: Mike & Doug Starn

Mike & Doug Starn 형제(1961~)는 1980년대 이후 사진과 조각, 설치를 넘나들며 활동해온 미국의 쌍둥이 작가입니다.
그들의 작품은 사진이라는 매체를 해체하고 재구성함으로써, 기억, 시간, 감각에 대한 깊은 사유를 시각화 해 왔습니다.

이번 주 소개할 작품은, 이들이 초기에 보여준 실험정신이 집약된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.
손상된 사진 위에 핀과 테이프를 덧대고, 구겨지고 찢긴 표면을 고정한 이 장미는 단순한 꽃 이미지가 아닌 기억을 붙잡기 위한 몸짓입니다.

장미는 아름다움의 상징이지만, 여기서의 장미는 부서진 채 재조합되어 있습니다.
금이 간 표면, 투명한 테이프, 주름진 자국들은 오히려 그 꽃이 지나온 시간을 드러냅니다.

이들은 사진을 완성된 이미지가 아닌, 감각의 물질로 다룹니다.
화면 위에 남겨진 손상의 흔적, 거칠게 붙인 테이프, 종이의 찢김_이 모든 요소는 작가가 의도한 것입니다..
그들은 “우리는 파괴된 것을 감추지 않는다”라고 말합니다.
오히려 손상과 고정의 흔적은 이 작품의 서사가 됩니다.

이 장미는 피어난 것이 아니라, 붙잡힌 것입니다.
Mike Starn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.
“우리는 변해가는 것을 붙잡으려 한다. 그 순간이 지나가도, 그 표면에 남은 감각은 여전히 살아 있다.”

이 형제는 1987년 휘트니 비엔날레를 통해 처음 국제적 주목을 받았고, 이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옥상에 2,500여 개의 대나무 구조물을 얽어 설치한 Big Bambú 프로젝트로 대중성과 실험성을 동시에 인정받았습니다.

그들의 작업은 늘 물질과 감정의 경계를 건드려왔습니다.
기억이란 부드럽게 남는 것이 아니라, 붙들고 고정하려는 모든 행위 속에서 다시 깨어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, 이 장미는 조용히 그리고 단단히 전달하고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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